대전대학교 대전한방병원 안이비인후피부두피센터 정현아 교수
계절의 여왕이라고 불리는 5월이지만 이 아름다운 계절에 비염을 겪고 난 뒤 남아있는 후비루 증상으로 괴로운 환자분들이 많습니다.
낮 기온과 밤 기온의 기온 차가 10도 이상 발생하면 인체의 면역력이 떨어져 감기나 부비동염에 걸리기 쉽습니다. 초기에는 코가 심하게 막히고 다량의 콧물이 흐르던 증상이 좋아지면, 병원에서 호전되었다는 이야기를 듣게 됩니다. 하지만 정작 환자는 소량의 콧물이 코 뒤쪽으로 끊임없이 넘어가는 탓에 하루 종일 '컥컥'하며 목청소를 하거나, 이로 인한 기침과 쉰 목소리 때문에 일상생활에 심한 불편을 겪게 됩니다.
최근 내원한 62세 여성 환자분의 경우, 작년 12월에 걸린 감기 이후 맑은 콧물이 코 뒤로 하루 종일 흐르는 느낌과 조금씩 심해지는 코 안쪽의 건조감으로 불편을 호소하셨습니다. 환자분은 원래 환절기마다 알레르기 비염이 있어 증상이 심한 1~2주 정도만 스테로이드제 약물을 복용해 왔다고 합니다. 작년 가을에도 약을 복용하고 약간 좋아지려 할 때, 가정에 신경 쓰는 일이 많아지면서 감기에 걸려 콧물과 코막힘이 다시 심해졌습니다. 이에 부비동염 진단을 받고 항생제를 먹었지만 큰 호전이 없자 역류성 인후두염 약을 한 달간 추가로 복용하셨습니다. 하지만 이 역시 후비루 증상을 호전시키지 못했고, 오히려 야간에 심한 기침이 더해져 결국 천식 초기와 알레르기 비염 소견으로 항히스타민제를 다시 복용해야 했습니다.
이후 코 안과 목이 건조하여 숨이 답답한 느낌이 들었고, 잠을 자려고 누우면 증상이 더 심해져 야간에 가습기를 틀고 보습 마스크를 쓰거나 코 안에 바셀린을 바르는 등 여러 노력을 하셨지만, 결국 자다 몇 번씩 깨며 호흡곤란에 대한 두려움까지 생긴 상태였습니다.
당시에 환자분의 상태를 진찰해 보니 초기 알레르기 비염과 이후의 염증성 비염으로 인해 후비루가 발생한 것이었는데, 증상이 지속되는 시간이 길어지고 점막을 마르게 하는 약을 반복적으로 복용하면서 건조함이 가중되는 상황이었습니다. 내시경 상으로도 하비도 뒤쪽으로 약간의 점도 있는 콧물이 비인두를 타고 넘어가는 모습이 보였고, 인두와 후두는 매우 건조했습니다. 즉, 남아 있던 소량의 후비루가 건조해진 비인두와 구인두에 심한 이물감과 기침 발작을 일으키고 있었기에, 건조해진 비강 환경을 치료하고 남아 있는 후비루를 없애는 것이 중요하였습니다. 이에 따라 증상 개선을 위해 다음과 같은 한방 치료를 시행합니다.
첫째, 남아있는 후비루와 건조함을 치료할 수 있는 한약을 처방합니다. 비염약 등을 장기간 복용하여 목이 더 건조해지고 오랜 기침으로 호흡에 불편함을 느끼는 경우, 맥문동탕이나 청상보하탕으로 가래를 제거하고 체내 진액을 보충하는 치료법을 고려할 수 있습니다.
둘째, 건조해진 비강 점막을 촉촉하게 되돌리기 위해 비강 내 약침을 분사하고, 한약재를 이용한 증기욕을 침 치료 시 병행합니다.
셋째, 취침 전 외비공 주위에 박하, 창이자, 신이, 형개 등의 한약재와 유칼립투스, 티트리 성분으로 제조한 연고를 바르도록 권장합니다.
목이 건조한 환자의 경우 후비루 자극으로 인한 기침이 심합니다. 특히 야간에 자려고 누울 때 기침이 시작되어 거의 앉아서 자는 분들도 있으며, 50대 이상의 환자일수록 인두 건조감 형태의 증상이 유독 많습니다. 이는 기침, 체력 저하, 수면 부족으로 이어져 기진맥진한 상태로 병원을 찾으시기도 합니다. 목구멍 속 어딘가가 가렵다고 표현하시는 경우도 많은데, 이때 천돌혈에 자하거 약침을 함께 시행하면 큰 도움이 됩니다. 또한 야간에 마스크를 끼거나 가습기를 틀어도 건조하고 답답하던 증상이 가라앉아, 마스크 없이도 편안하게 숙면을 취할 수 있게 됩니다.
후비루는 병력이 길어질수록 초기 비염의 모습보다는 아데노이드 비대, 중이염, 편도염, 만성 기침, 쉰 목소리 등으로 증상이 주변으로 확대되고 체력 저하를 동반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증상이 만성화되기 전, 원인을 정확히 파악하여 점막의 건조함을 해결하고 면역력을 높여주는 적절한 한의 치료를 받으시길 권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