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대학교 대전한방병원 동서암센터 유화승 공동센터장
현대 의학의 눈부신 발전에도 불구하고 암은 여전히 환자와 가족에게 두려운 질환이다. 수술, 항암화학요법, 방사선 치료 등 이른바 '표준암치료'는 암세포를 사멸시키는 데 탁월한 효과를 보이지만, 그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수반되는 오심, 구토, 신경병증성 통증, 만성 피로 등은 환자의 삶의 질을 급격히 떨어뜨린다.
이에 따라 최근 세계적인 암 치료의 패러다임은 표준 치료의 부작용을 줄이고 치료 효과를 극대화하는 '통합암치료(Integrative Oncology)'로 전환되고 있다. 대전대학교 한방병원 동서암센터 유화승 교수는 하버드의대 자킴통합의학센터에 교환교수로 재직한 경험을 바탕으로 그 시스템을 대전대학교 한방병원 동서암센터에 직접 도입해 근거 기반의 통합암치료를 실현하고 있다. 대전대학교 한방병원 동서암센터는 이러한 세계적 흐름에 발맞춰 '한국형 통합암치료 모델'을 선도적으로 구축해왔다. 이번 대전투데이의 창간 특집을 맞아 본 센터가 암 환자의 전인적인 치유를 위해 최근 중점적으로 운영 중인 두 가지 핵심 진료 축을 소개하고자 한다.
암을 이기는 첫 번째 핵심 축: 종양 특화 추나·약침 클리닉
동서암센터의 종양 특화 클리닉은 '추나로 자율신경을 바로잡고, 약침으로 암 면역을 깨우는' 근본적인 기전에 집중한다. 암 환자들은 질병 자체의 고통뿐만 아니라 치료 과정에서 극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리며, 이는 교감신경과 미주신경으로 대표되는 자율신경계의 심각한 불균형을 초래한다. 본 센터의 추나 치료는 단순히 비뚤어진 근골격계를 교정하는 것을 넘어, 무너진 자율신경의 균형을 본래의 상태로 회복시키는 데 그 목적이 있다.
이와 함께 투여되는 약침 치료는 암 면역 세포의 기능을 극대화하는 강력한 무기다. 약침은 우리 몸의 인체 면역 최전방에서 암세포를 직접 공격하는 자연 살해 세포(NK 세포)를 활성화하여 종양의 증식과 전이를 효과적으로 억제한다.
특히 주목할 만한 점은 '항염증 경로'를 통한 암 억제 기전이다. 치료를 통해 미주 신경을 활성화하면 아세틸콜린 분비가 촉진되고, 이를 통해 종양 악화와 전이의 주범인 염증성 사이토카인을 차단할 수 있다. 실제 임상에서 항암 단독 치료만 시행했을 때보다 추나·약침 치료를 병행했을 때 암 환자가 호소하는 극심한 통증, 수면 장애, 피로, 식욕부진 등의 증상이 약 2배 이상 획기적으로 개선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단순한 증상 완화를 넘어, 환자가 고된 항암 치료를 중도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이겨낼 수 있는 근본적인 신체 회복력을 길러준다는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암을 이기는 두 번째 핵심 축: 여성 맞춤형 치유 공간, 여성 통합 종양 병동
유방암, 난소암, 자궁경부암 등 여성 암 환자들은 신체적 고통 외에도 항암 치료로 인한 탈모, 체형 변화 등으로 깊은 심리적 우울감과 상실감을 겪기 마련이다. 또한 유방암 환자의 경우 특정 항암 약물 부작용으로 인한 심한 관절통을 호소하는 등 여성 특유의 세밀하고 전문적인 관리가 절실히 요구된다.
동서암센터는 이러한 여성 암 환자들의 신체적, 심리적 특수성을 깊이 있게 반영하여 최근 '여성 통합 종양 병동'을 새롭게 열었다. 이곳은 질병을 치료하는 공간을 넘어 환자의 마음까지 어루만지는 치유의 공간이다. 여성 종양에 특화된 통합 케어 시스템을 바탕으로 집중적인 면역 관리를 시행하며, 의과와 한의과의 긴밀한 통합 진료를 통해 환자 개개인에게 가장 최적화된 맞춤형 치료를 제공한다.
또한 고주파온열암치료기, 비침습적 무통증 신호 치료기등 통합암치료 관련 최신 치료 장비를 대거 신규 도입하여 치료의 질을 한 차원 높였으며, 환자들이 심리적 안정감을 느끼며 온전히 회복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쾌적하고 따뜻한 입원 환경을 조성하는 데 심혈을 기울였다.
암 치료는 이제 질병의 단순한 제거를 넘어, 환자의 '존엄한 삶'을 지키고 일상으로의 건강한 복귀를 돕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 진단 초기부터 수술 및 항암 치료 전후의 부작용 완화, 전이와 재발 억제, 그리고 삶을 편안하게 지키는 증상 관리까지 전 과정을 아우르는 포괄적인 접근이 필수적이다. 대전대학교 한방병원 동서암센터는 앞으로도 과학적 근거 기반 치료와 환자 중심의 다학제 접근을 통해 암 환자들에게 새로운 희망을 제시할 것이다.
유화승 교수 | 대전대학교 한의과대학 교수이자 대전대 대전한방병원 동서암센터 공동 센터장, (사)대한통합암학회 이사장으로서 암 환자들의 더 나은 삶을 위한 통합암치료 연구와 진료에 매진하고 있는 국내 최고의 통합암치료 전문가로 알려져있다. 대표 저술은 “하버드로 간 허준”, “한국형 통합암치료” 등이 있다.